영화 - 업그레이드 리뷰

블룸하우스 신작 영화 예고편을 보니 액션 장면이 신기해 보여서 보게 됨

<평범하지 않은 듯한 배경에 주인공으로 보이는 듯한 남자가 가운데 아래 조그맣게 서 있다. 블룸하우스에서 어떤 액션을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액션의 신세계라고 하니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
출처: 다음 영화>

저예산 영화라 그런지 막 엄청나게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가 나오진 않는다. 짧막하게나마 적당한 액션 장면이 나오는데 카메라 시점도 그렇고 조금은 잔인하기까지 한 부분도 있어서 또 아주 실망스럽지는 않다.

일단 문제의 스템 칩 이식하는 거 부터인데, 큰 설정의 오류가 있다. 영화 상에서는 반도체 회로 칩 정도로만 나오는데 실제로 수술 장면에도 칩만 이식하는 걸로 나온다. 그런데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의 미래도 그럴 것이라 예측되지만 반도체 회로만으로 뭔가 동작하는 시스템이 나올 수가 없다. 동력을 공급받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동작이 어떻게 되는지 알 방법이 없다. 뭐 조금 봐줘서 생체 에너지를 동력으로 공급받는다 쳐도, 반도체 칩 하나가 사람과 매우 흡사한 지능을 가진 음성대화, 생체 시스템 컨트롤, 네트워크랑 연결되어 있어서 자율주행차는 물론이고 기타 시스템 들을 컨트롤하기 까지 한다. 게다가 네트워크랑 연결되었다는 사실만 추측 가능할 뿐 어떻게 연결되어서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고 그렇다. 게다가 다른 PC에서 마치 서버에 접속하듯이 명령어를 입력해 컨트롤이 가능하고 원격 shutdown까지도 가능한 모습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단순한 칩이 아니라 칩 모양처럼 보이는 인공지능 컴퓨터로 그려지고 있다. IT 시스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죄다 헛점 투성이 설정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니까 그리고 그냥 칩 하나가 뭔가 인공지능 컴퓨터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설정이니까 눈을 힘들게 감아주고 다른 쪽에 집중해서 보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 있다.

우선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흔히 써먹는 수법인데, 인공지능은 항상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고 판단력도 뛰어나며 심지어 인간을 하찮은 존재로 여겨서 인간보다 우월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변모하는게 기본적인 설정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비롯해 모든 인공지능 설정이 그렇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도 인공지능을 갖춘 칩 스템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액션과 미래 사회의 모습은 그냥 설정일 뿐인 거고, 인간이 어떤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존적이게 된다면 인간은 과연 인공지능에게 지배 당하게 될 것인가가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그 핵심내용에 도달하는 모습을 꽤 어려움 없이 잘 그려내서 쓸데없는 논란 거리가 없어 보이는게 이 영화의 장점인 것 같다.

그리고 영화 보다가 갑자기 주인공 그레이가 꿈에서 깨서 죽었던 아내를 보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 나오자마자 속으로 엄청 욕했다.
'아 씨 영화 잘 나가다가, 아 ㅅㅂ 꿈! 이걸로 마무리하려고 한 건가? 이런 쓰레기 영화를 봤나!'

하지만 그 장면은 그레이가 이제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 더이상 자신의 육체를 컨트롤 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아름답게 그려낸 것이고 현실의 육체는 스템에게 완전히 지배 당하는 그런 내용으로 결말이 그려진다.

지금 현실 세계의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걸 보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날이 오게 될까 싶을 정도로 말도 엄청 못알아듣고, 미리 학습시키거나 한 것만 그럴싸하게 알려주는 거 정도이다. 수 십년 전 부터 많은 영화속 장면들의 인공지능은 인간을 위협하고 지배 가능한 공포스러운 존재로 그려지는 걸 보니 우리가 정말 인공지능을 두려워 해서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건지 아니면 영화 상에서 인공지능은 이런 식으로 설정을 해 놔야 사람들에게 먹혀 들어가는 작품이 나오기 때문에 설정을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 제목 해설
업그레이드라는 단어가 영어긴 하지만 업글이라는 줄임말을 쓸 정도로 일상적으로 쓰는 외래어가 되어서 업그레이드라는 단어 그 자체의 뜻을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주인공 그레이가 사고로 사지를 못 쓰게 되는 상황에서 스템이라는 칩을 이식받아 몸을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스템의 도움을 받아 강력한 힘까지 발휘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라는 제목을 붙인 것 같다.

--- 영화 관람 정보
2018-09-07 금요일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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