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라스트 미션

아직도 왕성하게 감독과 배우로 활동중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시간대가 맞아서 보게 되었다.

<평원 위에 희미하게 보이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옆모습, 얼굴 주름살을 보니 아주 많이 늙어 보인다. 포스터만 봐서는 무슨 영화인지 감이 오진 않지만 매우 감동적인 영화일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
출처: 다음 영화>

영문 제목은 The MULE로 내 생각에는 열심히 짐을 실어 나르는 동물인 노새를 뜻하는 것 같은데, 한글 제목명은 라스트 미션으로 마약 배달을 미션으로 해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가족을 등한시하고 화훼업에만 집중했던 얼이 시대가 지나고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화웨농장이 망하고 난 이후, 딸의 결혼 파티에서 우연치 않게 만난 남자와 연이 닿으면서 마약 운반책의 일을 하게 된다는 것 부터가 영화의 시작점이다.

사실 안들키고 마약 운반하고, 결국엔 걸려서 잡히고 하는 건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실제 인물도 거의 90세가 다 되어가는 노인이었기에 사실성을 더한 듯 하다.

내가 인상 깊게 본 건, 얼의 나이가 무척이나 많은데 대화의 온도에서 차이가 난다. 마약 운반하다가 길에서 차가 고장나 서 있는 흑인 가족들과의 짧은 만남의 장면이 있는데, 니그로라는 단어를 쓰자 정색하고 그냥 블랙이라고 하라는 것도 있고, 요새 애들은 차가 고장나서 조치하는 방법을 인터넷에서만 찾으려고 한다는 얘기를 보고 있으면 영락없는 늙은이이다.

그런데 다른 한 장면은 레즈비언(?)들의 바이크 동호회 사람들과의 짧은 만남의 장면이다.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모를텐데 레즈비언 모임이라고 하니 비아냥 거리면서 잘 놀라고 하는 모습도 서슴치 않는다.

이건 얼의 성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보며,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한 캐릭터 설정으로 보인다. 얼은 가족과 잘 지내지 못했지만 마약 운반하면서 번 돈으로 도움을 주고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마약 운반하다 말고 1주일 이상 병간호를 하는 모습은 나중에라도 가족을 조금 더 생각했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어찌되었든 가족과의 사이가 좋아진 계기가 되었으니까.

영화가 아주 극적인 전개도 없고,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마약 운반 하면서 나오는 컨트리 음악이나 멕시코 카르텔 보스의 저택에서 노는 장면 같은게 약간의 지루함을 덜어내는 요소이다. 러닝 타임은 좀 길어도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 얘기도 나와서 찾아보니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실제 한국전 참전용사가 될 뻔 했지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사고가 나서 못갔다고 한다. 필모그래피에도 참전용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도 찍었다고 하니 뭔가 아쉬움이 있던 건 아닌가 싶다.

--- 영화 제목 해설
사실 다시 생각해 보니 라스트 미션은 마지막 마약 운반을 하다 말고, 가족과의 관계를 돌이키기 위해 아내의 임종을 지킨 미션을 얘기한게 아닌가 싶다.

--- 영화 관람 정보
2019-03-22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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