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변산 리뷰

예고편을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봤는데, 쇼미더머니 랩으로 뭔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신선한 소재의 영화인 것 같아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주 괜찮은 영화였음.

<포스터 상단의 SUNSET이라는 단어가 핵심 단어라는 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데 고향 친구들을 만나서 좋은 것일까?
출처: 다음 영화>

우선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래퍼 영화라는 것이다. 사실 래퍼는 그냥 소재에 불과할 뿐 영화의 큰 흐름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나 영화 중간중간에 랩이 몇 개 나오는데 주인공 학수의 생각을 아주 잘 표현해 주는 랩이다. 사실 라임만 없애면 시로도 느껴지기도 한다.

왜 이런 영화 전개가 마음에 드냐 하면, 뮤지컬 형식의 영화를 떠올려 보면 될 것 같다. 뮤지컬 영화도 특성상 영화 진행 중간에 춤과 노래를 하는데 그게 영화 진행에 큰 의미가 있는 춤과 노래 가사이기 때문에 뮤지컬 영화 장르를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다.

학수역의 박정민은 정말 대단한 배우인 것 같다. 지금까지 수 많은 작품을 해 왔으면서도 천만관객 동원 수준의 초대박 영화가 없는데도 여러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난 정말 이런 배우들을 응원한다.

선미역의 김고은도 괜찮은 배우라고 하기엔 첫 작품 은교에서 너무 많은 관심을 받은터라 이후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펼쳐도 은교에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서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 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뭐 잘하건 못하건 간에 김고은 배우도 여배우로써 좋은 커리어를 쌓아 갔으면 좋겠다.

영화가 아주 심한 전라도 사투리를 마구 쓰는데, 전북 익산 출신의 내 아내의 증언에 따르면 전라북도는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보기 전에 변산 거기도 사투리 안쓰는데 너무 과장됐다고 한다.

그 외에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들도 각각 색깔이 있어서 고향 친구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캐릭터 중에 유일한 빌런 격인 전직 교생 선생님이자 기자로 나온 원준 선배인데 영화 중에 족제비 같은 쒜키라는 말 듣고 빵 터졌다. 정말 외모가 그런지 몰라도 족제비 처럼 생긴데다 캐릭터도 그러니까.

다시 랩으로 돌아와서 이 영화의 핵심은 캐릭터 간의 갈등으로 인해 전개되는 감동과 웃음 보다는 시->랩이 가능할 수도 있구나라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난 여태까지 라임과 운율을 맞추는 랩을 하는걸 많이 봐 왔으면서도 한번도 시적인 느낌이나 감동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변산을 보면 그런 느낌이 확 든다.

마지막으로 학수의 모든 감정을 대변하는 명대사? 혹은 명시로 불리는 구절을 다시 생각해 본다.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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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08 일요일
  • 메가박스 청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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