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목격자 리뷰

이성민과 김상호가 출연하는 예고편을 하도 많이 보여주고 나름 스릴러 영화라고 하니 보게 되었는데 음...

<포스터 가운데의 문장이 무슨 영화인지 알려주고 있다. 이성민이 두려운 눈빛으로 아파트 복도 끝을 쳐다보는 데 아무래도 범인이라도 본 모양인 듯 하다.
출처: 다음 영화>

나는 이 영화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보고 싶다. 그러니까 아파트의 가치가 떨어지는 걸 두려워하는 아파트 입주민의 시각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꽤나 현실성 있게 만든 영화이다. 그렇다는 건 다른 내용의 일부는 매우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일단, 산 중턱에 아파트 단지가 있고 이성민이 연기한 상훈이라는 캐릭터는 어느 날 밤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여기서 아파트가 산에 있다는 건 그렇다 쳐도 중간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아파트 뒷 산에 산사태 일어난다고 출입을 통제했다. 그런데 사실 산사태가 일어날 조짐이 보일 정도면 엄청난 보수공사를 진행했어야 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뭔가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아파트 입주민 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지 산사태가 일어날 조짐에 대해서는 걱정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산사태가 일어났어도 아파트 주민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냥 살아가고 있다.

사실 아파트를 힘들게 분양 받아 집 값이 오르는 걸 경험한 사람이라면 아파트 값 떨어지는 온갖 사건들에 매우 예민해지는 건 사실이다. 영화 내내 나오는 그런 부정적인 장면들은 사실 현실을 비꼰다기 보다는 진짜로 현실을 보여준게 아닌가 싶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조용히 해야 하고, 와이프가 실종되서 전단지를 돌려도 안된다.

그런데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게 싫을 수는 있지만, 아파트 값 보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인간답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냐가 더 중요할 수 있는데 그런 캐릭터는 상훈의 아내 정도 뿐이다. 그렇다는 건 나머지 조연과 엑스트라를 비롯하여 모든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파트 값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고, 거기에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부녀회장이다.

부녀회장은 사실 영화 상에는 매우 싸가지 없이 나오는데, 그정도 싸가지 없는 부녀회장 캐릭터는 다른 영화 (예를 들어 미스 와이프)에도 나왔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부녀회장 캐릭터가 영화 마지막 쯤에 아주 현실성 있는 대사를 한다. 이건 정말 아파트 값에 예민한 사람이 아닌 이상 그 대사를 넣기가 힘든데, 내용은 아파트 내 놓을 때 시세보다 싸게 내 놓지 말라는 것과 더불에 얼마에 내 놨냐, 얼마에 내 놨는지는 부동산 가 보면 알 수 있지 뭐 이런 식인데, 아파트 커뮤니티 사이트에 종종 그런 글들 올리시는 분들하고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목격자의 주연과 범인의 비현실적인 캐릭터 그리고 뜬금없는 산사태가 영화의 퀄리티를 매우 안좋게 만들었는데 난 오히려 아파트 값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입주민들의 현실성 있는 모습이 더 와 닿았다고 할까. 아파트 값이 오르고 내리고 하는게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법한 좋은 내용을 보여준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아파트는 노후되고 실제 매물이 팔려야 그 가치가 내 손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나는 아파트 값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물론 집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사실 그런 거에 신경 쓰는 거 보다 인생에 더 가치있고 중요한 일에 신경쓰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 제목 해설
목격자는 살인 사건을 목격한 사람을 지칭하며 이성민이 연기한 상훈 캐릭터가 살인 사건의 목격자이다.

--- 영화 관람 정보
2018-08-20 월요일
메가박스 청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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