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가버나움

엄청난 평점을 받은 영화 가버나움을 보게 되었다. 보고난 후에 정말 놀라운 영화라는 걸 알았다.

<한 꼬마의 옆모습, 사실 포스터만 보고 무슨 영화인지 짐작하기 힘들다.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다는 글에서 버려진 아이에 대한 내용임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출처: 다음 영화>

영화가 꽤나 리얼하다. 보통 아이들이 출연하는 영화는 어느 정도의 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게 없었다. 이제 갓 2살 ~ 3살 밖에 안되는 아이도 먹는 거, 걸어다니는 거, 우는 거 장면 하나하나가 다 연출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때 많이 놀랐다. 실존 인물들이 연기한 영화고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자막으로 나오는데 "우워~"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영화의 첫 시작은 이슬람의 어느 나라를 비춰준다. 주인공 자인이 재판을 받는 장면부터 시작하는데 표정이 매우 안좋고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는 걸로 시작하면서 과거 회상 씬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자인은 매우 힘들게 살고 있다. 엄마 아빠가 있는데 진짜 엄마 아빠인지도 의심스러운데다 여동생을 끔찍히 아끼는데 어느날 그 여동생이 결혼으로 팔려가고, 엄마 아빠를 매우 원망한다. 나중에 그 여동생이 죽기까지 하는데 어느 누구도 병원에 가봤다는 가족이 없다.

영화를 보면서 작년에 봤던 일본 영화 어느 가족이 떠올랐다. 그 영화 역시 가족이 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인데, 가버나움 역시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엄마 아빠도 국가가 보장해주지 못하는 가난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 역시 그 환경을 대물림 받고 고통받는다. 다들 힘든 상황에 마주치는데 빠져나올 방법 역시 마땅치 않다.

영화가 전개 되면서 이 이슬람의 어떤 나라가 레바논이라는 걸 알게 된다. 레바논 국기가 나오고 동네가 어딘지가 언급이 된다. 난민, 불법체류자들은 딱히 여기서 살아 남을 방법이 없어서 그냥 불법을 저지르면서 살아 나가는데, 특별히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다.

사실 법적인 보호를 받고 안받고가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인간적인 도리 마저 법 앞에 떳떳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 부터가 무척 힘들게 한다. 즉 인간적으로 그러지 않아야 하는 건 알지만, 사실을 살아 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 라는 상황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이걸 어디서 볼 수 있냐 하면 자인도 불법체류자로 붙잡힌지도 모르는 라힐을 기다리며 그의 아들 요나스를 돌본다. 사실 자인은 알고 있다. 부모 아니면 보호자가 해야 하는 역할이 뭔지를. 요나스와 함께 돈을 벌러 다니고 먹을 것을 구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많이 힘들다. 그런 자인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요나스를 돈을 받고 넘겨주게 된다. 자신도 그 돈을 받고 꿈의 나라 스웨덴으로 가는 배를 타고 싶어서였으니까. 정말 다행히도 요나스는 구출되고 라힐의 품에 안기게 되는데, 이 장면이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 영화 제목 해설
가버나움은 이스라엘의 갈리리 호수 근처의 어느 동네 이름이다. 더 찾아보니 예수님이 기적을 행한 장소였다고 하는데 이곳 사람들이 회개하지 않아 나중에 몰락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영화상에 나오는 동네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영화로 보여주고 싶은 이 상황을 상징적인 어떤 단어로 표현하고 싶어 선정한 듯 싶다.

<이 지도만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교회 다니는 사람은 누구나 아는 지명인 갈릴리 호수 위쪽에 위치한 동네다. 출처: 구글 지도>

--- 영화 관람 정보
2019-02-01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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