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논-픽션

볼 영화가 없던 중 마침 CGV에서 논픽션 영화를 아주 좋은 상영시간에 해 줘서 보게 됐다. 아는 배우라고는 줄리엣 비노쉬 정도였고,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고 봤다.

<영화 포스터가 책 케이스 겉표지처럼 만들어 놨다. 크게 네 주연배우가 이끌어가는 영화로 짐작은 해 볼 수 있는데, 당최 무슨 영화인지는 느낌이 잘 오지 않는다.
출처: 다음 영화>

영화가 재밌다는 표현은 각자 주관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데, 보통 영화가 재미있다는 건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 흥미로운 소재, 놀라운 3D 그래픽 효과 등등이 있지만 이 영화는 그런 요소로 재미를 주는 영화는 아니다.

마치 100분 토론에서 토론은 하는데 장소를 계속 바꿔가며 프리토킹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나를 관통하는 주제는 종이책과 e북의 싸움이다. 대화 내용이 쉬우면서도 이해가 잘 안가기도 하고,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시원하게 결론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런데 잘 보면 캐릭터들이 그런 대화를 하는 거 자체를 즐긴다는 걸 볼 수 있다. 논쟁에서 누가 이기고 지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논쟁이 진행되도 기분 나빠서 맘상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웃으면서 떠들고 얘기하고, 심지어 그런 주제로 얘기하면서 뭔가 먹는게 가능할까 싶은데 맛있는 요리도 잘 먹어가면서 얘기를 한다.

먹는 얘기가 나와서 좀 더 파고들어 보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만 갔다 하면 등장인물들은 모두 뭔가를 먹고 마신다. 까페, 술집, 집, 호텔로비 등등 장소가 바뀔 때 마다 계속 먹고 마시고 하는 이야기들이 책 이야기다.

그리고 책 얘기 못지 않게 중요한 또 하나의 다른 줄기는 불륜에 대한 것이다. 등장인물 등 중에 불륜을 저지르지 않는 캐릭터는 자전적 소설이냐 아니냐의 논쟁에 휘말리는 레오나르의 아내 발레리 정도일 것이다. 아!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발레리가 임신을 했다고 했을때 설마설마 하는 심정으로 봤다. 이 애기가 너 애기가 아니다, 나도 바람핀다 얘기를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흘러가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다행이다. 왜냐하면 모든 등장인물들이 다 바람피우는 사람들이어서 이 영화의 세상에는 그게 자연스럽도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대화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 시크하기도 하고, 이런 논쟁을 하면 분명 화가 날거 같은데 아주 차분하게 애기를 해 나간다. 이런 모습을 보면 문화의 차이라는게 조금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논쟁이 붙으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으니까. 극단적이다 못해 과격하기 까지 한데, 그렇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이 되는 걸 보면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 영화 제목 해설
말 그대로 픽션이 아니라는 뜻, 그러니까 실화라는 뜻이다. 영화 내용 중에 줄리엣 비노쉬 배우 본명을 언급하는 드립도 있고, 레오나르의 소설이 자전적이냐 아니냐로 논쟁을 하는 것도 논픽션 제목을 관통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 영화 관람 정보
2019-05-17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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