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미성년

김윤석 배우의 감독 작품이라서 상당히 기대하고 봤다. 그리고 영화가 너무 잘 만들어져서 김윤석 배우를 다시보게 된 계기가 됐다.

<모든 등장 인물들이 3등분 해서 등장한다. 가운데 김윤석이 문제의 캐릭터라는 느낌이 들고, 위와 아래에 각각 엄마와 딸로 보이는 캐릭터는 미성년 딸들에게 벌어지는 일이라는 게 짐작이 된다.출처: 다음 영화>

우선 이 영화를 보고 매우 놀란건, 영화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민감한 주제인 바람 피우는 남편에 대한 각 가정에 대한 시선을 엿볼 수도 있으며 그 가정의 딸들이 벌이는 일들 또한 구영화체가 아닌 실제 어느 가정에서 일어나는 여고생에게 일어나는 일 처럼 보인다. 김윤석 배우님이 이토록 놀랍도록 극사실주의 각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배우였다는게 정말 놀랍다. 말 그대로 하이퍼 리얼리즘 영화라 칭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이다.

또 주제가 심각하지만, 개그 요소도 많이 들어 있다. 김윤석 배우가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올라가면서 숨는 장면이라던지, 뛰지도 않고 걷지도 않는 속도로 "아빠"를 외치면서 따라오는 윤아(박세진 배우)를 피해 도망가다가 결국 잡히는 장면 들이 그렇다. 그 외에 진짜 개그우먼인 캐릭터(정이랑 배우)들도 등장해서 더 개그를 즐길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엄마들의 내적인 고민과 그 감정의 선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 각 가정의 경제적 수준, 그리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깊이의 차이 등도 영화 내에 대사와 장면에 잘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미성년 딸 들의 행동은 마치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주제를 놓고 맞느냐 아니냐로 계속 갈등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사실 그 모습 자체로 여고생들을 잘 표현했다고 본다. 아빠는 그러면 안되는 건 알지만, 또 아빠에게 기대는 모습도 있고,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어른들을 불결하게 느끼면서도 실제 아기를 보고 대하는 태도는 순수함이 묻어난다.

이상한 한국 영화들이 종종 판치는 가운데, 정말 깔끔한 영화 한편을 선물받은 기분이라 앞으로 김윤석 배우님의 감독/각본 활동을 응원한다.

--- 영화 제목 해설
미성년은 사전 그대로 성년이 되지 못한 청소년을 뜻한다. 한 가정의 아빠가 다른 가정의 아줌마와 바람을 피우는 과정에서 그 가정의 딸들이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내용을 그리고 있다. 미성년 캐릭터의 시점, 바람피우는 아빠의 시점, 그리고 각 가정의 엄마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로, 역시 신파없고, 정치 메시지 없고, 애국심 불러 일으키지 않고, 쓸데없는 멜로 없고, 삼천포로 빠지는 전개도 없고, 이상한 한국영화 클리셰도 없는 깔끔한 구성의 영화이다.

--- 영화 관람 정보
2019-04-26
메가박스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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