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스트롱거

딱히 볼거 없는 와중에 제이크 질렌할이 출연한 스트롱거라는 영화가 있길래 보게 됐다.

<사랑하는 연인의 행복한 모습을 비춰주고 있는 포스터. 포스터만 보면 로맨틱 드라마 영화일 것만 같은 느낌이다.출처: 다음 영화>

보스턴 마라톤 테러. 이걸 보자마자 든 생각은 마크 월버그 주연의 패트리어트 데이였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시점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 시점으로 같다는 것이고, 패트리어트 데이와 다른 건 사건 자체 보다는 사건 이후 테러를 당해서 두 다리를 잃은 일반인의 삶과 심정의 변화를 주로 다룬다.

등장 인물 중에 암걸리게 하는 캐릭터가 몇 있는데, 사실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제프 바우만의 삶이다. 닭공장에서 일하고 자주 가는 술집에 죽돌이이자 야구경기 보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몇 번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던 여친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는 소식에 응원 플랫카드를 만들고 응원 나가던 그날 두 다리를 잃는다.

다리를 잃고 재활 치료도 받고 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사실 더 무서운 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다. 그 테러 당하던 날 자신은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을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정작 자신이 더 크게 다쳤다는 사실을 한참 후에 기억해 낸다. 그리고 성격이 난폭해 진다. 잘 사귀던 헌신적인 여친에게 폭언을 일삼는 장면이 정말 뜬금없이 나온다. 왜냐하면 그 전에 다리를 잃고도 멀쩡하게 여친과 잘 지냈기 때문이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싸움을 할 때는 여친이 임신 상태일 때인데, 그렇게 막말을 해 놓고 바로 미안하다며 후회한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그 사람 자체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외상 후 장애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를 부가적인 설명 없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프 바우만은 나중에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시 마음을 고치는 계기를 맞이하는데, 자신보다 더 절망적인 삶을 살고 있었는데 자신을 테러 현장에서 구해준 카를로스와 대화를 한 이후부터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특별한 연출과 과장 없이 담백하게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놀라운건 이 글을 쓰는 시점인 7월 16일에 이 영화의 누적 관객은 채 5천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영화 제목 해설
영어 뜻 그대로라면 더 강하다라는 뜻인데, 영화 내내 나오는 보스턴 스트롱에서 비교급으로 나온 뜻이라 해석해 보고 싶다. 그냥 테러를 이겨낸 사람은 보스턴 스트롱이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보다 더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살아가게 된 사람을 만나 영감을 얻어 일반인 제프 바우만에서 더 성장하게 됐다는 의미이다.

--- 영화 관람 정보
2019-07-03
CGV 용산아이파크몰

Comments